BLOG main image
사탕_'s Blog
농구공 사탕

[대운동회/c15/적먹] 우울한 밀회

인포 2023. 7. 22. 22:56 by 사탕_

 

b6/20페이지 내외/2000원

결혼한 아카시랑 불륜하는 마유즈미 얘기입니다..! 

더보기

머리에 묻은 물기를 털며 욕실에서 나온다. 시계를 보면 올 시간이 지나있었다. 마유즈미는 저도 모르게 손에 힘이 들어갔다. 오늘은 아카시가 마유즈미의 집으로 온다고 약속한 날이었다. 아카시가 약속을 어긴 적은 한 번도 없었으나 이럴 땐 초조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만약 오늘, 아카시가 오지 않는다면 자신은 어떻게 되는 걸까. 별로 하고 싶지 않은 상상이었다. 그런데도 자신의 비참한 모습은 선명히 그려지는 듯했다. 밤새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자신의 모습. 그 끝까지는 그려지지 않았지만.

딩동

사고가 좀 더 안 좋은 곳으로 빠지기 전, 벨소리가 울렸다. 이 시간에 마유즈미가 사는 오피스텔로 올 사람은 한 명밖에 없다. 벨을 누른 손님이 누구인지는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이 집의 열쇠는 이미 예전에 복사해서 줬건만 아카시는 쓰지 않았다. 마치 이 집에서 금방이라도 떠나갈 손님이라는 듯이.

바로 현관문을 열어주면 기다리고 있던 붉은색이 시야에 가득 찬다. 아카시 세이쥬로. 마유즈미의 고등학교 후배이자 연인이었다.

안녕하세요, 마유즈미 선배.”

일단 들어와.”

죄송해요, 제가 좀 늦었죠. 거래처와의 미팅이 예정보다 길어져서.”

별로괜찮아.”

아카시가 현관으로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 마유즈미는 몸을 훽 돌았다.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을 내디디면 등 뒤에서 맞대 오는 온기가 있다. 마유즈미의 허리에 아카시의 팔이 감겼다.

연인에게 너무 쌀쌀 맞네요. 제가 늦어서 화났어요?”

괜찮다고 했잖아. 그런거 아니야.”

그치만 마유즈미 선배 기분 나빠 보이시는데.”

…….”

아카시의 말이 마유즈미가 입을 꾸욱 닫고, 주먹을 쥔다. 마유즈미가 화가 난 대상은 아카시가 아니다. 화가 난건 자신 때문이다. 혹시라도 아카시가 오지 않을까 봐 전전긍긍했던 자신의 비참함에. 하지만 이것을 아카시에게 말할 수 있을 리 없다.

마유즈미가 아무말도 하지 않고 있으면 아카시는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 허리에서 손을 푼 아카시가 마유즈미의 왼손을 잡았다.

, 기분이야 지금부터 풀면 되니깐요.”

아카시가 잡은 손을 이끌면 마유즈미의 몸은 맥없이 끌려간다. 이 오피스텔의 집주인은 마유즈미건만 마치 자신이 집주인이 되는 것 마냥, 아카시는 익숙하게 마유즈미를 이끌고 침실로 향한다. 불평을 말할 새도 없이 방에 도착하면 마유즈미는 그대로 침대 위로 쓰러졌다. 바로 이어 아카시의 몸 또한 침대 위로 쓰러진다. 자연스럽게 두 사람의 입술이 겹쳐진다. 얼굴에 열이 몰리는 것을 느끼며 마유즈미는 눈을 감았다.

(중략)

괜찮아요?”

…….”

걱정스러운 듯 아카시가 마유즈미에게 물병을 건넨다. 그 뒤로 몇 번을 했는지 모른다. 결국 마유즈미는 뻗어버렸다. 뻗어버린 마유즈미를 대신해서 뒷정리를 한 건 아카시다.

아카시가 건네준 물을 마시고 수분보충을 하면 긴장이 풀려서일까.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옆에 누워 있는 아카시에게 슬쩍 몸을 기대면 노곤노곤한 행복감이 밀려왔다. 이대로 시간이 멈추면 좋을텐데. 무심코 그런 생각을 해버렸다.

마유즈미씨, 죄송하지만 이만 가볼게요. 너무 늦으면 아내가 걱정해서.”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57)
인포 (6)
잡다 (2)
연성 (49)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달력

«   2024/1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