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유즈미를 내려보는 아카시의 시선에도 힘이 들어간다. 아카시가 마유즈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 마유즈미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 자신이 이렇게 똑바로 쳐다보는 시선에 마유즈미가 약한 건 아카시도 알고 있었다.
"―아니, 부족해. 가져도 가져도 부족하니깐, 다 줘."
잡힌 손이 꽉 잡아진다. 이번엔 마유즈미 쪽에서 잡은 손이다. 평소라면, 마유즈미는 좀처럼 아카시를 이런 식으로 요구하지 않는다. 마유즈미 치히로는 솔직하지 않은 사람이니깐. 그 점마저도 아카시에게 있어서는 사랑스러웠지만 좀처럼 아카시를 속박하는 말을 꺼내지 않는 마유즈미에게 내심 불안하거나 서운한 마음이 들었던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런 마유즈미의 입에서 자신을 달라는 말이 나온 건 오늘이 특별한 날이기 때문일까.
"―네, 기꺼이."
모두 마유즈미 거였다.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자신을 원하는 마유즈미가 사랑스러워 아카시는 어찌할 바를 모른다. 사랑스러움을 견디지 못하고 눈가에 입을 맞춘다. 그래도 부족해서 입을 맞췄다. 마유즈미가 아카시의 팔에 목을 걸어 끌어당겼다.
또다시 당신의 생일이 왔다. 올해도 여전히 당신과 함께 보낼 수 있다는 그 사실이 얼마나 큰 환희를 안겨주는지 당신은 알고 있을까. 그럼에도 당신 옆에는 내가, 내 옆에는 당신이 있다. 그거면 충분했다. 당신이 태어난 축복의 날을 여전히 나는 당신과 보낸다. 그 사실이 아카시는 눈물 날 정도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