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유즈미 선……아."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었을 마유즈미를 부르기 위해 나온 아카시는 순간 멈칫했다. 거실로 나오면 소파 위에 누운 마유즈미가 눈을 감고 규칙적인 숨소리를 내고 있었다. 혹시라도 잠을 깨울까 싶어 소리를 죽이고 마유즈미에게로 다가가 책을 뺏어 탁자에 올리고 담요를 덮어준다. 그럼에도 여전히 마유즈미는 잠에서 깨어날 줄 모른다.
마유즈미가 누운 소파 바로 옆에 주저앉아 있으면 바로 눈앞에 마유즈미의 얼굴이 보인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키득 웃음이 나왔다.
마유즈미의 잠든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 중 먼저 일어나는 쪽은 대체로 아카시다. 그런고로 매일 아침 아카시는 마유즈미의 잠든 모습을 보게 되건만, 볼 때마다 새삼스레 그 모습에 아카시는 감동해 버린다. 이 얼굴이야말로 마유즈미와 한 집에 사는 증거같은 거니까.
마유즈미에게 고백하고 나서 5년. 연인이 되고 나서는 4년. 같은 집에 살기로는 이제 막 1년 차에 접어든 해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었다. 다만 이제 아카시에게 있어 마유즈미가 없는 생활은 상상할 수 없었다. 그 정도로 아카시 세이쥬로의 삶에는 마유즈미 치히로라는 존재가 깊게 스며들고 있었다.
자신의 배경이 평범하지 않다는 사실은 이미 어릴 때부터 알고 있었다. 하물며 남자끼리의 관계. 자신들은 세간에서 말하는 평범과는 거리가 멀겠지. 앞으로 두사람에게 닥쳐올 미래 또한 평범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지금 아카시가 느끼는 행복은 특별한 것이 아니다. 극히 평범한 것이었다.
그럼 당분간은 이대로 있을까. 마유즈미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는다. 그러면 무의식 적인 행동인지 마유즈미의 손이 꼼지락 거리며 아카시의 손을 잡아왔다. 손끝을 타고 전해지는 온기에 아카시의 입가가 느슨해진다. 이 행복을 좀 더 찬찬히 맛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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